한국 시니어의 삶, 데이터로 이해해봅시다 1 [시니어 소식]

대한민국 시니어, 얼마나 행복할까요?
Jan 18, 2024
한국 시니어의 삶, 데이터로 이해해봅시다 1 [시니어 소식]

행복, 무슨 의미인가요?

우리는 모두 행복이라는 말을 달고 삽니다. 그런데, 행복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요? 삶의 목적? 순간의 감정? 보이지 않는 관념인 만큼, 모두에게 그 의미가 다를 것 같습니다. 삶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도인 것 같기도 한데요. 개개인이 자신의 삶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일 수도 있겠죠.
객관적인 지표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마음가짐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진다고 하지만, 보통 우리의 마음은 그리 단단하지 않죠. 그때그때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감정의 높낮이가 달라지기 마련이잖아요. 이런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물질적이고 외부적인 조건들도 행복의 의미 안에 들어갈 것 같아요.
 

시니어의 행복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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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행복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이 있으실 텐데요. 묻고 싶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에서는 얼마나 행복하셨나요? 앞으로의 삶은 얼마나 행복할 것 같으세요? 나이를 먹을수록 더 더 행복해지고 싶으시다고요? 마음은 다들 똑같겠지만, 한국에서 산다면 현실은 다를 수 있어요.
 
선진국에서는 노년에 가까워질수록 행복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연령대에 따른 선진 국가들의 행복 모델을 ‘U자형’으로 설명하는데요. 삶에 대한 만족 수준이 4~50대에 최저점을 찍은 후 60세 이상까지 다시 올라간다고 해요. (Blanchflower, Oswald, 2008; Frijters, Beatton, 2012)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해외 학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삶에 대한 기대와 목표치가 낮아지고, 부정적인 정서를 잘 조절하게 된다는 것에서 이유를 찾았어요. (Frey, Stutzer, 2002)
 
그런데 웬걸, 한국에서는 반대의 양상이 나타납니다. 나이가 들수록 불행의 감정이 커지죠. 한국의 행복 모델은 ‘역U자형’으로 표현되는데요. 삶에 대한 행복감은 30대에 최고점을 찍은 이후 점차 내려갑니다.
 

시니어의 돈과 행복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요? 한국의 시니어들이 실제 삶보다 더 높은 기대감을 갖고 살기 때문일까요? 부정적인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음…개개인의 심리적 영역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아요. 우리가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실질적인 조건들을 먼저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말, 오픈서베이에서 시니어 1,000명을 설문을 진행했는데요. 시니어가 직접 뽑은 행복의 필수 요소 Top 3는 소득·재산, 정신적 건강, 인간관계·우정이었습니다. 소득과 재산을 3순위 안에 포함시킨 응답자가 무려 68.4%에 달했죠.
다른 통계에서도 연관된 결과가 나타났는데요. 한국 사회 시니어 계층의 경제적 수준과 미래 안정성에 대한 만족도가 다른 세대에 비해 훨씬 낮았습니다. 같은 세대 내에서도 소득과 자산 수준이 높을수록 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죠.
 
경제적 상태가 심리적인 만족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입니다. 돈이 단순히 외부적 조건일 뿐만 아니라, 개인의 행복을 좌지우지하는 요소일 수 있다는 것이겠죠. 돈이 없으면 행복하기 힘들다는 것,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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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설문조사의 다른 문항을 살펴보면, 노후 생활을 위한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6할 이상이었는데요. 이런 답변은 쓸데없는 기우가 아닙니다. 실제로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9.3%이고, 이는 OECD 회원국 1위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합니다.
 
행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 안정적인 노후 자금. 지금 한국의 시니어들에게는 그것이 상대적으로도 절대적으로도 부족합니다. 결국, 은퇴한 시니어도 다시 일터에 갈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한국의 시니어 일자리 시장이 너무나 빈약하다는 것이에요.
2023년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인구는 950만 명에 달하는데요. 현재의 시니어 일자리 수는 100만 개 이하로 전체 시니어 인구의 10%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일자리의 양 자체가 부족한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2021년의 조사에 따르면, 시니어 근로자의 40%는 최저임금 보다 적은 급여를 수령했습니다.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의 32.2%가 60대 이상 근로자로, 이 비율은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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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인구는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결국, 일터로 나오는 시니어도 점점 많아지겠죠. 그렇다면, 지금 당장 시니어의 행복을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가 먼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독자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결국 늙어가기 마련입니다. 지금의 사회가 시니어에게 행복의 최소 조건을 제시해 주지 못한다면, 우리가 시니어가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겠죠.
 
내용이 길어졌습니다. 2부에서는 일하는 시니어들의 삶에 대해서 더 깊이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일하고 계시는 시니어 근로자분들이 어느 정도의 행복을 느끼고 있는지, 어떻게 행복을 더 증진시킬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부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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