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루리 사람들 - 스타트업에서 마케팅한 6개월 대학생 인턴 후기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소셜 벤처 내이루리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스타트업에서 6개월 간 대학생 인턴으로 근무한 마케팅팀 지윤님의 소식을 준비했어요.
Jan 11, 2024
진정성을 담은 최고의 서비스, 옹고잉은 2030이 모여 5060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소셜 벤처 '내이루리 주식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옹고잉을 만들어 나가는 내이루리 팀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두 번째 주자는 마케팅팀 매니저로 6개월간 근무한 지윤님인데요. 이 글의 작성자이기도 합니다. 보다 명확한 전달을 위해 부끄럽지만 1인극 인터뷰를 보여드릴게요😁 제가 내이루리에 어떻게 들어왔고, 어떤 일을 했고, 무엇을 배웠는지 보러 가시죠!
대학생이 시니어 일자리 창출 스타트업에 온 이유
Q. 안녕하세요 지윤님! 아직 학생 신분이신 걸로 아는데, 어떻게 내이루리에 들어오게 되셨나요?
안녕하세요.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아직 대학교에 재학 중이고,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서 들어오게 되었어요. 제가 문과대학 소속인데, 문과대에서 작년 처음으로 여름방학 스타트업 인턴십 프로그램이 열렸거든요. 마침 제가 여름방학 계획이 없어서 뭘 할지 고민이 참 많았거든요. 원래는 대학원에 관심이 있었는데 사기업 쪽이 더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시점이었고, 경험을 쌓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문제는 그동안 관심이 없었으니 스펙도 당연히 없었어요. 그래서 인턴은 어렵겠다고 마음을 내려놓고 있었는데 학교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스펙 부담을 줄여주고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취지였어요. 그래서 처음 포스터 보고 "아, 이건 나를 위한 기회다. 잡아야 한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Q. 네 개의 기업 중에 내이루리가 1지망이셨다고 들었어요. 왜 내이루리에 오고 싶으셨나요?
스토리가 재밌잖아요. 저는 재밌는 게 제일 좋거든요😀 스타트업인데 사회적 가치? 근데 이제 그게 시니어 일자리? 되게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뭔가 소셜 벤처면 팀원분들도 친절하지 않을까 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기업별 인재상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제가 내이루리와 가장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어요. 꽤 길었는데 "능동적이고, 소통을 중요시하면서, 변화에 잘 대응하는 분". 이런 내용이었거든요. 그리고 "~~한 능력이 뛰어나거나 '노력을 크게 기울이고자 하시는 분'"이라고 서술되어 있는 게 회사 분위기기 따뜻할 것 같단 생각을 했었어요.
시니어에 대한 존중과 공감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유하신 분
논리적, 지적, 전략적 사고가 탁월하거나 노력을 크게 기울이고자 하시는 분
평소에 능동적이게 행동하시는 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임기응변 능력이 좋은 분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이해, 습득할 수 있는 분
본인이 틀릴 수 있다는 열린 자세로 피드백과 코칭을 수용하고, 빠르게 적응 가능한 분
내가 살아낼 수 있는 최고의 나로 살기 위해 어제보다 발전한 오늘의 나를 고민하는 분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탁월하거나 이를 위해 노력을 크게 기울이고자 하는 분
- 당시 적혀있던 '내이루리 인재상' 전문
처음 생긴 마케팅팀, 처음 하는 인턴 생활
Q. 내이루리에 대한 첫인상이 좋으셨군요. 그럼 입사 후 이야기를 해보죠. 어떤 업무를 맡으셨나요?
저는 마케팅팀 매니저로, 내이루리를 알리고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들이 더 많아지게끔 유도하는 일을 했어요. 내이루리가 생긴지 얼마 안 된 스타트업이다 보니 그동안 마케팅은 따로 하지 않았었는데 슬슬 필요하다고 느끼던 시점에 제가 들어온 것 같아요. 일단 블로그를 만들고 하루에 한 개씩 글을 쓰는 게 첫 시작이었죠. 그 뒤로 블로그를 계속 운영하고, 브랜딩도 처음 해보고, 콜드 메일이랑 홍보물도 배포하고, 운영 업무도 조금 보조하는 등등 나름 다양한 일을 했어요.
Q. 업무는 적성에 잘 맞으셨어요?
사실 마케팅을 제대로 해본 경험이 있진 않았어요. 그래서 적성에 맞는지도 모르고 "한 번 해보지 뭐!" 이런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근데 하다 보니 결국 "어떻게 사람들에게 잘 보일 것인가?" 이 문제로 귀결되더라고요. 그래서 마케팅 소재("우리가 가진 게 무엇인가?",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인가?")와 마케팅 수단("우리의 잠재 고객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닿을 수 있는가?", "어떤 단어를 넣어야 잠재 고객이 우리에게 시선을 줄 것인가?")을 정리하고 이걸 신경 쓰면서 하기 시작하니까 좀 감이 잡혔던 것 같아요. 말로는 감이 잡혔다고 하는데, 사실 더 나은 방안이 있는데 제가 부족해서 알아내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은 많이 들었어요. 기대한 것보다 제가 배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이런 저와 함께 고민하며 노력해 준 마케팅팀 팀원이자 인턴 동기 동현님께 감사하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는 내이루리 브랜딩이었어요.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부터 브랜딩이라는 명확한 명칭을 떠올린 건 아니지만 이런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회사가 중요시하는 게 무엇인지, 장기적인 비전은 뭔지 정리하고 우리 회사만의 개성을 어필하는 일이요. 그전까지는 대표님의 가치는 명확하고, 팀원들에게도 공유가 되어 있었지만 그 내용과 고유한 스토리가 대외적으로 많이 어필되지는 않았었어요. 근데 내이루리 기업 스토리가 제가 보기엔 되게 독특하고 어필할 만한 개성이 있다고 느껴졌거든요.
하나씩 아이디에이션을 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게 재밌고 인상적이었어요. 파타고니아 같은 훌륭한 브랜딩을 거친 기업들의 선례를 찾아보는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그 결과를 반영해서 홈페이지랑 소개서를 수정하고, 고객 사례집을 만들었는데 이건 제가 회사를 떠나고도 계속 볼 수 있는 거잖아요. 디자이너 은별님의 조력으로 디자인이 아주 근사하게 나온 것도 한몫했고요. 나름대로 기여했다는 생각이 들었달까요? 뭔가 남기고 간다는 기분이었나 봐요.
Q. 운영팀 업무도 일부 하셨잖아요. 그건 어떠셨어요?
한 줄 평: 보통 일이 아니구나. 택배 받을 때 저 맨날 감사 기도하잖아요. 수많은 이의 피땀이 서린 위대한 결과물이에요. 예측할 수 없는 사건 사고가 진짜 많은 것 같아요. 이론만으로는 절대 되지 않아요. 제가 한 건 새 발의 피였고 아, 운영 팀원분들은 진짜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일들이 정말 많겠구나 싶었어요. 관제 매니저 현규님이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하다고 여러 번 말씀하셨잖아요? 그 말이 진짜 맞아요. 근데 저는 일하는 내내 서툴렀던 것 같아요. 운영팀 영식님, 성렬님, 도연님 도움을 받지 않은 분들이 없어요. 제가 일하는 동안 매일 밤에 회고를 했는데, 가장 많이 성찰한 영역은 사실 마케팅이 아니라 운영 업무였어요. 이게 맞나 싶었죠😂
Q. 내이루리 분위기가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들어오셨는데, 실제로 어떠셨나요. 기대한 것과 비슷했나요?
저는 엄청 만족스러웠어요. 다들 유쾌하셨고, 분위기도 부드러웠어요. 원래 일보다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고들 하잖아요. 저는 팀원분들로 인한 스트레스는 완전 제로였어요. 근데 이건 팀원분들 얘기도 들어봐야 될 것 같기는 해요ㅎ
다 같이 전시회 보러 갔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회사 만들기"라는 전시를 정말 회사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과 본다는 게 엄청 좋은 기회잖아요. 팀원분이 관람하시고 함께 봤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주셔서 시간 되는 사람끼리 우르르 갔었는데, 직업에 대한 태도와 도전 정신에 대해 반추해 볼 수 있는 경험이었어요.
저는 주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새로운 사람, 제 눈에 신기한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고 그 사람들로부터 배울 점을 찾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고 나면 제가 어떤 문제에 닥쳤을 때 "이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서 해결 방안을 찾게 되더라고요. 내이루리에는 신기하고 새로운 분들이 많아서 앞으로 종종 "내이루리 팀원분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스타트업 내이루리에서 얻은 것
Q. 내이루리에서 얻은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희주님, 동현님과 SNS 마케팅 컨설팅을 받을 때 브랜드 액티비스트 제이든님께 들은 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스타트업은 한국 사회와 가장 안 맞는 집단이에요. ... 정해진 답이 없어요." 비슷한 기억이 CEO인 현강님과의 일화로도 남아 있어요. 현강님께 "저희가 내린 결론은 답이 없다는 거였어요." 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결과를 들고 가면 "수고하셨어요. 답이 없다는 걸 얻은 게 훌륭한 거예요."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제가 얻은 건 적극적인 태도인 것 같아요. 저는 한국 사람들의 특징을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획일화된 길을 걷는 것이 미덕인 사회에서 답을 맞히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대단히 성실한 사람들". 저도 이런 사람임을 부정할 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언제나 답을 맞혀야 한다는 것이 큰 불만이었던 저로서는 제 마음대로 채워 넣으면 된다는 분위기가 큰 동기가 되었고, 여기서 비롯되어 적극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례가 없으면 내가 하면 되고, 아리송하면 가설 세워서 실험해 보면 되고, 틀리면 새로 하면 되고. 참 쉽죠?
그리고 온갖 툴이요. 슬랙, 노션, 피그마, 세일즈클루, 스티비, 아임웹 등등. 그거랑 계약서 날인하는 법... 답답하셨을 텐데 화 한 번 내지 않으신 송강님께 이 영광을 바칩니다.
Q. 마지막으로 내이루리 팀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우연이었어요. 제가 이 회사에 오게 된 건 정말 우연이었어요. 우연히 그날 학교 메일을 봤고, 우연히 내이루리를 1지망에 적었고, 우연히 좋은 타이밍에 면접을 봤고 그렇게 우연히 들어오게 됐어요. 그러나 그 우연 속에서 제가 받은 호의는 필연적이었어요. 서툴고 아는 것 하나 없는 대학생 인턴에게 기꺼이 호의를 보여주셨으니까요.
뭐든지 첫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 해봤을 때 경험이 좋으면 계속하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나랑 안 맞는다 단정 짓고 거들떠도 안 보게 되잖아요. 내이루리는 제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처음이었어요. 저도 앞으로 만날 수많은 사람들에게 더 친절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저에게 벅찬 행운이었다고 전하고 싶어요.
저는 떠나지만! 블로그는 계속됩니다!
앞으로 연재될(?) 내이루리 사람들도 많이 읽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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